9월말 외환보유액 17.2억달러 감소, 무엇을 점검해야 하나? [경제 현안 분석]
부제 : 환산 효과·외화예수금·자산 위탁을 구분하고, 위기 때 쓸 수 있는 외화를 살펴야 한다
한국은행이 2026년 10월 6일 발표한 「2026년 9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405.6억달러로 전월 말보다 17.2억달러 감소하였다. 전월 말 대비 감소율은 약 0.39%이다. 다만 2025년 말과 비교하면 여전히 125.1억달러 많은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이 줄었다는 소식은 외환시장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월간 증감만으로 대외건전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번 발표에서 주목할 부분은 감소 규모와 함께 제시된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감소, 한미전략투자공사에 대한 자산 위탁, 기타통화 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이다. 서로 다른 원인이 외환보유액 감소라는 하나의 숫자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1. 한 달의 감소와 외환 대응력의 약화는 구분해야 한다
| 기준시점 | 외환보유액 |
|---|---|
| 2025년 말 | 4,280.5억달러 |
| 2026년 8월 말 | 4,422.8억달러 |
| 2026년 9월 말 | 4,405.6억달러 |
자료: 한국은행, 「2026년 9월말 외환보유액」
9월에는 감소하였지만 지난해 말보다는 증가하였다. 따라서 이번 수치를 장기간의 외환보유액 감소 추세로 곧바로 해석할 수는 없다. 반대로 감소율이 작다는 이유만으로 외환 대응력에 변화가 없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외환보유액의 적정성은 보유 규모와 대외지급 수요의 관계에서 판단해야 한다. 외환보유액이 유지되더라도 단기에 상환해야 할 외채나 금융기관의 외화자금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 완충력은 약해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보유액의 방향뿐 아니라 어떤 위험에 대비해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가이다.
2. 이번 감소를 설명하는 세 가지 요인
한국은행은 운용수익이 발생하였음에도 세 가지 요인 때문에 외환보유액이 감소하였다고 설명하였다. 다만 요인별 기여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17.2억달러의 감소분을 특정 원인에 전부 배분하거나, 외환시장 개입 규모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 구분 | 2026.8월 말 | 2026.9월 말 | 전월 대비 증감 | 구성비(9월 말) |
|---|---|---|---|---|
| 유가증권 | 3,870.7 | 3,860.3 | -10.5 | 87.6% |
| 예치금 | 303.0 | 299.5 | -3.5 | 6.8% |
| SDR | 157.7 | 154.8 | -2.9 | 3.5% |
| 금 | 47.9 | 47.9 | 0.0 | 1.1% |
| IMF포지션 | 43.4 | 43.0 | -0.4 | 1.0% |
| 합계 | 4,422.8 | 4,405.6 | -17.2 | 100.0% |
자료: 한국은행, 「2026년 9월말 외환보유액」. 단위: 억달러.
위 표의 항목별 증감은 자산 구성의 변화를 보여 줄 뿐, 세 가지 요인의 기여 금액을 뜻하지 않는다. 한국은행이 요인별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으므로 항목별 증감을 특정 요인과 연결하는 것은 추정에 불과하다.
첫째,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감소이다. 이는 금융기관이 한국은행에 맡긴 외화자금이 줄었다는 의미이다. 외화예수금은 한국은행의 외화 부채에 해당하므로, 예수금이 줄면 대응하는 외화자산도 함께 줄어드는 성격이 있다. 이 과정에서는 중앙은행과 금융기관 사이에서 외화자금의 보유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감소만으로 한국 경제 전체의 외화자산이 같은 금액만큼 사라졌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해당 자금이 이후 어디에 사용되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둘째,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이다. 외환보유액은 달러로 표시되지만 보유자산이 모두 달러화 자산인 것은 아니다. 다른 통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하락하면 해당 통화로 표시된 자산의 수량이 그대로여도 달러 환산액은 줄어든다. 이는 실제 자금 유출과 구별해야 하는 평가 요인이다.
셋째, 한미전략투자공사에 대한 자산 위탁이다. 이 항목은 이번 발표에서 정책적으로 살펴볼 부분이다. 한국은행은 구체적인 향후 추가 위탁금액과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감소 폭을 바탕으로 향후 위탁 규모나 외환보유액의 감소 경로를 추정할 근거는 부족하다.
3. 자산 위탁에서는 소유권보다 가용성이 중요하다
자산을 다른 기관에 위탁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국가의 자산이 손실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가가 보유한 해외자산과 외환당국이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외환보유액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IMF는 외환보유자산을 통화당국이 통제하고 필요할 때 즉시 이용할 수 있는 대외자산으로 정의한다. 국가가 보유한 자산이라도 외환시장 안정이나 대외지급 수요에 신속하게 동원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자산 위탁을 외환보유액 감소 요인으로 제시한 만큼, 이번 위탁은 외환보유액으로 계상되는 자산 규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통계 처리 방식과 위탁자산의 회수·사용 조건은 이번 발표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위탁과 관련해서는 자산의 소유권, 운용 목적, 회수 조건, 회수에 필요한 기간, 통화당국의 사용 권한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위탁이라는 명칭만으로 외환 대응력이 유지되거나 약화되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특히 위탁자산이 장기 투자에 활용되는 경우에는 투자 성과와 외화유동성의 확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수익이 기대되는 자산이라도 위기 때 짧은 기간에 현금화하기 어렵다면 외환보유액과 동일한 완충 기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이번 위탁자산의 성격을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공개자료에서 확인해야 할 판단 기준이다.
4. 한국경제사가 보여 준 교훈도 ‘총액과 가용성’이었다
앞서 게재한 「외환 부족국에서 외환안전망 보유국으로: 외환보유액의 변화」(통계로 보는 한국경제사 #14)는 한국이 만성적인 외환 부족을 겪던 경제에서 상당한 외환안전망을 확보한 경제로 변화한 과정을 설명하였다. 이 글에서 강조한 핵심도 외환보유액의 절대 규모만으로 대외건전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었다.
1997년 외환위기의 경험은 총액과 함께 실제 가용외환,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단기외채의 만기구조를 살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외환보유액을 축적하는 일과 외화자금이 필요한 시점에 이를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일은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이러한 역사적 교훈을 현재에 적용한다면 질문도 달라진다. “외환보유액이 얼마나 줄었는가”에 이어 “감소 원인은 무엇이며, 위기 때 사용할 수 있는 자산과 지급 부담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물어야 한다.
5. 앞으로 확인할 지표와 정책과제
외환 대응력은 외환보유액 총액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단기외채와 가까운 시기에 도래하는 외화채무, 금융기관의 외화조달 여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단기외채는 원래 만기 기준과 앞으로 일정 기간 안에 상환해야 하는 잔존만기 기준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보유자산의 유동성과 외환당국의 예정된·조건부 외화지급 부담도 중요하다. 유가증권 역시 현금화할 수 있으므로, 자산 구성비만으로 가용성을 판단하기보다 위기 때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정책당국은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환산 평가·외화예수금·자산 위탁이 보유액 변동에 미친 영향을 구분하여 설명하고, 위탁자산의 운용 목적과 회수·유동성 관리 원칙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는 월간 증감에 대한 과도한 해석을 줄이고 외환안전망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9월 외환보유액 감소는 그 자체만으로 외환위기의 신호라고 보기 어렵다. 이번 발표에서 살펴야 할 핵심은 감소 규모와 함께 감소의 성격, 자산의 가용성, 앞으로의 외화지급 부담이다. 외환보유액을 축적해 온 한국경제사의 교훈도 총액과 실제 대응력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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