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장률의 하락, 0%대 성장이 다가오고 있다 [성장과 일자리 해법 #3]


노동·자본·생산성의 세 엔진이 함께 약해지는 한국 경제

2회에서는 한국 경제가 선진경제의 반열에 올랐지만 성장의 힘이 약해진 채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경기의 일시적 등락을 넘어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잠재성장률을 중심으로, 저성장이 왜 구조화되고 있는지를 진단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인구 감소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노동·자본·생산성이라는 세 성장 엔진이 동시에 약해지고 있다는 데 더 큰 위험이 있습니다.

1. 경제의 기초 체력: 잠재성장률

잠재성장률은 물가를 지속적으로 자극하거나 금융 불균형을 키우지 않으면서 한 나라가 달성할 수 있는 성장 속도를 뜻합니다. 실제 성장률이 해마다 경기와 수출 여건에 따라 크게 움직이는 것과 달리, 잠재성장률은 노동 투입, 자본 축적, 총요소생산성의 추세를 반영합니다.

잠재성장률은 직접 관측되는 통계가 아니라 여러 모형으로 추정하는 값이므로 기관과 방법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따라서 특정 연도의 소수점 수치보다 장기간의 방향과 성장기여도의 변화가 더 중요합니다. 이 지표가 계속 낮아진다는 것은 경기 부양만으로 되돌리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누적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2. 5%에서 2% 안팎으로 낮아진 성장 능력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000년대 초반 5% 내외에서 2010년대 초중반 3%대로 낮아졌고, 2016~20년에는 2% 중반, 2024~26년에는 2%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OECD는 2025년 1.9% 수준에서 2026년에는 1.7%로 더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두 수치가 다소 차이는 보이고 있는데 한국은행 수치는 여러 모형으로 산출한 기간 평균 추정치이고, OECD 자료는 생산함수추정법을 이용하여 추정한 연도별 계열입니다. 잠재성장률은 직접 관측되는 지표가 아니므로 한 기관의 소수점 수치보다 여러 자료가 공통으로 보여주는 장기 하락 추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과 비교해 보면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0%대 초반 대에서 횡보하고 있는데 한국은 점차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수렴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잠재성장률 추이

3. 노동 감소에 따른 자본과 생산성 둔화

앞으로의 하락을 주도하는 요인은 인구구조 변화입니다. KDI는 기준 시나리오에서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노동투입의 성장기여도가 2030년 전후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2025년 합계출산율이 0.80명으로 2년 연속 반등하였지만, 이미 태어난 세대의 규모가 향후 노동 공급을 좌우하므로 단기간에 추세를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노동이 줄면 자본만 더 투입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노동과 결합해 생산에 쓰일 자본의 수익성이 낮아지면 투자 증가세도 둔화합니다. 여기에 혁신의 확산이 느리고 자원이 생산성이 낮은 부문에 머물면 총요소생산성도 약해집니다. 인구 감소가 노동 한 요소에 그치지 않고 자본 축적과 생산성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는 이유입니다.

4. 2040년대 0% 내외 성장, 운명이 아니라 시나리오

KDI는 최근 10년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세가 이어지는 기준 시나리오에서 잠재성장률이 2030년 1%대 초반, 2040년대 0% 내외로 낮아지고 2040년대 후반에는 소폭의 역성장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한국은행의 장기 추정도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40년대 후반 0.6% 수준까지 낮아질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이 전망은 예정된 미래가 아닙니다. KDI 분석에서도 AI 확산과 구조개혁으로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높아지는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에도 플러스 성장이 가능합니다. 반대로 개혁이 지체되면 역성장 시점이 2040년대 초반으로 앞당겨질 수 있습니다.

"결국 인구 변화는 상당 부분 주어진 조건이지만, 생산성의 경로는 정책과 기업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5. 성장 해법의 핵심 : 사람·자본·혁신의 재배치

잠재성장률 하락은 단순히 숫자가 낮아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세수와 복지 재원의 증가가 둔화하고, 기업의 투자 기회와 청년의 일자리 선택지가 줄어들며, 세대 간 부담도 커질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 가지 핵심 해법이 필요합니다.

  • 💡 첫째, 노동력 감소 완화: 일·가정 양립을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하고, 여성과 고령층이 원하는 방식으로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직무·임금체계를 바꿔야 합니다. 필요한 분야에서는 숙련 외국인력이 정착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해야 합니다.
  • 💡 둘째, 자본의 생산적 이동: 가계와 금융의 자금이 부동산 담보와 기존 기업에 과도하게 머물지 않고, 기술력 있는 신생기업과 성장기업의 모험자본으로 연결돼야 합니다. 진입장벽과 경쟁 제한을 줄여 생산성이 높은 기업이 시장을 넓히고 부진한 부문의 자원이 이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 💡 셋째, AI와 디지털 전환 확산: 한국은행은 AI 도입이 한국 경제의 생산성을 1.1~3.2%, GDP를 4.2~12.6% 높일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하였습니다. 다만 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업과 중소기업의 업무 방식, 교육·훈련, 규제와 조직이 함께 바뀌어야 실질소득 증가로 이어집니다.

📌 마무리하며: 아직 한국에는 세계적 제조 역량, 높은 교육 수준, 디지털 기반이라는 강점이 있습니다. 남은 시간에 구조개혁과 혁신의 속도를 높인다면 0%대 성장은 피할 수 없는 결말이 아니라 한낱 경고에 머물 수 있습니다.

📚 자료 및 참고문헌

  • OECD Data Explorer, Potential output growth, 한국(2026. 8. 16. 다운로드)
  • 한국은행,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향후 전망」, BOK 이슈노트 제2024-33호, 2024. 12. 19.
  • 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2025년 2월)」 및 기자설명회, 2025. 2. 25.
  • 한국은행, 「AI와 한국경제」, BOK 이슈노트 제2025-2호, 2025. 2. 10.
  • KDI, 「잠재성장률 전망과 정책적 시사점」, 2025. 5. 8.
  • 국가데이터처, 「2025년 출생·사망통계(잠정)」, 2026. 2. 25.

※ 이 연재는 2021년 송현경제연구소 정대영·장광수 공저 『성장과 일자리 해법은 있다』를 바탕으로 최근 경제 상황과 통계를 반영해 다시 쓴 글입니다.

작성자

장광수|송현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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