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세제 개편안의 수정∙보완 방향 [정책 대안]
2026년 8월 3일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세제 개편안을 발표하고, 이후 대통령의 지지율은 더 떨어지고 주택시장은 더 불안해졌다. 서울 등 상급지의 집값은 계속 오르는 데다 전월세 물량의 부족이 예상되어 집세 폭등 조짐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면 주식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는 주택시장에서 먼저 실패할 듯하다. 오죽했으면 어떤 유튜버는 이번 세제 개편안은 이재명 정부의 실패를 바라는 간첩이 만든 것 같다는 말까지 한다. 그렇지만 시중에 비판은 많지만 쓸만한 대안을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는 이재명 정부, 아니 이 시대 한국의 정책역량 부족을 잘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이 글에서는 부동산세제의 구조적 문제와 개편 방향을 간단히 제시해보려 한다.
부동산 관련 세제는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양도소득세, 임대소득세의 4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한국의 이 4가지 세제는 모두 많은 문제가 있거나 부실하다. 대표적으로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 거래에 붙는 세금은 높고,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는 요란하기만 하지 실효세율은 낮다. 주택임대소득세제는 부실해 규모가 아주 크고 실현된 소득인 주택임대소득에 대해 거의 과세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기에다 부동산 관련 세제가 전체적으로 엄청 복잡하고 불투명해 개인들은 얼마나 세금을 내야 할지 알기 어렵고 시장을 왜곡한다. 우선 취득세 보유세 양도소득세만을 살펴보려 한다. 주택임대소득세는 할 이야기가 많아 다음 기회에 별도로 다룰 생각이다. 이번에는 다주택자와 비거주 등에 대한 벌 주기식의 과거 정책에서 벗어나, 부동산세제를 단순화 투명화하여 시장을 정상화하고 국민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방향에서 추진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했고, 집값은 공급확대로 잡는 것이 경제 논리에 맞고 효과적이다.
첫째, 취득세는 우선 보유 주택 수나 생애 첫 구입 등의 구별을 없애 단순화하고, 주택 거래금액만으로 누진과세하여야 한다. 만약 양도소득세가 강화되면 취득세라도 인하하여 주택거래를 활성화한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한국의 경우 취득 관련 세금은 주택의 규모와 금액, 지역, 보유 주택 수, 구입자가 누구냐 등에 따라 크게 다르다. 다주택자나 법인, 증여 등의 경우는 최고 13.5%에 이르는 징벌적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반면 주택 생애 첫 구입자는 감면제도가 있다. 취득세 제도 역시 전문가도 실수할 정도로 복잡 다기할 뿐 아니라, 똘똘한 한채로의 쏠림과 주택거래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 생애 첫 구입 감면제도와 함께 다주택자 중과는 대출을 많이 받아서라도 상급지의 좋은 주택을 한번에 사려는 요구를 높인다. 지방의 비선호 주택은 다주택자라도 매입하여 임대하여야 하는데 높은 취득세부터 장애요인이다.
둘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도 보유 주택 수와 금액, 지역, 보유자의 연령 등에 따라 달라 아주 복잡하다. 그러나 보유세 과세 시 실거래 가격이 아닌 공시가격과 공정가액비율 등을 적용해 세율에 비해 실 부담은 크게 낮다. 보유세는 세법이 아니라 국토부장관이 정하는 공시지가 등에 의해 좌우되어 조세법정주의가 무력화되어 있다. 먼저 재산세의 개편 방향은 세제를 단순화하고, 금액만으로 누진과세하여야 한다. 보유 주택 수보다는 보유 주택의 총금액이 과세 기준이 되어야 똘똘한 한 채로의 쏠림 현상이 조금이나 줄 수 있다. 다음으로 말만 많고 실효성이 낮은 종합부동산세는 장기적인 폐지계획을 발표하고, 당분간 개인이나 법인이 보유한 주택 건물 나대지 등 모든 부동산 가액을 합쳐 아주 낮은 세율로 누진 과세하는 진정한 종합부동산세로 개편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유세의 과세기준도 점진적으로 취득세 등과 같이 실거래가격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실효성이 낮고 제도만 복잡하게 만드는 공정가액비율 제도는 당장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는 이번 세제 개편안의 주 대상이고 문제를 많이 일으킨 양도소득세제도이다. 주택 관련 세금 중 양도소득세가 가장 복잡한데, 이번에 실거주와 보유 요건을 구분하면서 더 복잡해졌다. 개편의 핵심 내용은 실거주하지 않고 보유만 한 주택은 장기 보유에 따른 양도세 감면 혜택을 주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한국의 부동산과 관련하여 잘못된 흑백논리가 있다. 1가구 1주택과 실거주는 선이고, 다주택과 비거주는 악이라는 것이다. 세제 개편안에 이런 논리가 구체적으로 반영되자 비거주 주택 소유자들이 자기 소유 집에 입주하려 할 것이고, 이에 따라 전월세 물량의 대폭 감소가 예상되며 문제가 된 것이다. 한국의 주택 상황은 1970-80년대에 비해 많이 개선되어 총량은 별로 부족하지 않다. 서울과 수도권 등 선호지역 주택과 새 아파트와 같은 질 좋은 주택이 부족한 것이다. 지방과 비선호 주택은 임대제도가 활성화되어야 국민들의 주거 편의가 높아진다. 주택시장에서 누가 선(실수요자)이고 누가 악(투기꾼)인지 구분하는 것은 쉽지도 않지만 의미도 없는 듯하다.
주택 양도소득세는 주택 수나 지역, 보유나 거주기간 등의 구분 없이 양도차익의 규모에 따른 완만한 누진과세를 원칙으로 한다. 다만 1인당 평생 받을 수 있는 감면 총한도를 설정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27년 상반기까지는 20억원, 이어 6개월 단위로 5억 원씩 감소하게 하여 최종 5억 원까지로 주택 양도소득세 감면 총한도를 줄이는 방안이다. 부부 합산 한도로 보면 평생 10억원까지 가능하니 적당할 듯도 하다. 물론 사람에 따라 의견을 달리할 수 있다. 유예기간을 더 두거나 감면 한도 조정 등은 다양한 의견을 들어 수정해 보자. 이렇게 하면 감면 한도가 축소되기 전에 주택을 팔려는 사람이 늘고, 억지로 자기 소유 주택에 이사를 가려는 사람도 없어질 것이다. 여기에다 평생에 주어지는 감면 한도의 혜택을 마지막으로 활용하기 위해 주택을 파는 노인들이 늘어나면 주택에 묶인 자금이 소비 등에 사용되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도 있다.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세제 개편안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이 많을 것이다. 이번 세제 개편안은 똘똘한 한채를 갖고 그 집에 직접 거주하는 사람만을 위한 정책이다. 이들이 아마 대한민국을 끌고 가는 엘리트층이고, 주택정책의 특권층이다. 이들 외에는 다주택자뿐 아니라 지방 등 비선호지역에 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 단독주택 등 비선호주택의 소유자, 세입자 등 다수 국민에게는 피해가 가는 정책이다. 누구를 위하고 누구를 손본다는 것보다는 부동산 시장을 상식과 경제 논리에 맞게 정상화시켜, 다수 국민이 집 문제에 덜 신경 쓰고 살게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다. 넘어진 김에 쉬었다 간다는 말처럼, 이참에 제대로 된 부동산세제를 만들 수 있다면 전화위복이다. 그간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에 대해 표시한 의견들과 이번 세제 개편안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대통령의 생각이 바뀌었는지 누군가 정책을 왜곡했는지 알 수 없지만 시행 전이니 다행이라 생각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세제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했으면 한다.
주: 이 글은 송현경제연구소 소장 정대영이 작성한 「송현경제인사이트」 제2026-6호로 송현경제연구소 홈페이지(www.shei.re.kr)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댓글
댓글 쓰기